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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장수의 열쇠 텔로미어를 지키는 명상

기사승인 2019.10.20  13: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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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노화의 비밀을 밝힌 텔로미어 연구를 이끈 엘리자베스 블랙번 박사(사진 출처 TED).


노화의 비밀을 담고 있는 텔로미어의 발견은 인간의 늙음을 지연시키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이 연구를 진행한 세 명의 과학자는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엘리자베스 블랙번(캘리포니아 의대), 캐럴 그라이더(존스홉킨스 의대), 잭 소스택(하버드 의대) 세 사람은 인체 세포의 염색체 끝부분에서 염색체 손상을 막고 세포분열을 돕는 텔로미어라는 부분을 발견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끝에 위치한 핵 단백질 구조로, 염색체와 DNA가 닳아 없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종종 운동화 끈의 끝에 달린 플라스틱 캡에 비유되어, 끈의 올이 풀리지 않게 하는 역할로 비유되기도 한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 끝에 붙은 텔로미어 서열은 염기쌍을 조금씩 잃게 되어 점점 단축된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짧아지며, 이로 인해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쉬운데 텔로미어가 일정 길이 이하로 짧아지면 결국 세포는 더 이상 세포분열을 하지 못하고 노화하여 죽음에 이르게 된다.

다행히도 이들 연구팀은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려주는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가 있음도 밝혀냈다. 텔로머라아제는 세포분열 때 사라지는 DNA를 복원하는 역할을 한다. 텔로미어는 텔로머라아제를 통해 재생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만일 텔로미어의 길이를 현 상태로 유지하거나, 나아가 더 길어지게 할 수만 있다면 이것이말로 진시황이 그토록 구하려했던 불로초의 염원을 실현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블랙번 박사는 아쉽게도 텔로머라아제에 대한 연구는 아직 양날의 검과 같다고 말한다. 인위적으로 텔로머라아제를 늘릴 경우 일부 질환들의 발병율을 낮출 수 있겠지만 동시에 지독한 암(암세포는 죽지 않는다)과 같은 병의 발병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끝에 위치한 핵 단백질 구조로 염색체와 DNA가 닳아 없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텔로미어의 연구는 결국 단지 노화의 원인를 밝히는데서 끝난 것일까?

그렇지 않다. 블랙번 박사는 우연히 한 심리학자를 만나면서 연구의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그의 연구실을 찾은 엘리사 에펠이라는 심리학자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가진 사람들의 텔로미어에 대해서 알고 싶어 했다. 이러한 질문에 큰 호기심을 느낀 블랙번 박사는 그 심리학자와 함께 바로 연구에 착수한다.

20~50세의 여성 중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는 62명을 선정하고, 그 중에서 아이가 건강한 그룹과 만성적인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그룹으로 나누어 수년간 그들의 스트레스 수준과 텔로미어의 길이, 텔로머라아제의 활동, 그리고 산화 스트레스 등을 이용하여 세포의 노화 속도를 연구했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스트레스가 클수록 세포의 노화 속도와 텔로미어 단축 속도가 빨라졌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어머니들의 텔로미어는 9~17년이나 더 나이를 먹은 것처럼 짧아져 있었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 또 한 가지 신기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똑같은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 어떤 여성들은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지 않고 잘 유지되었던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와 1만여 편에 이르는 관련 논문과 통계를 분석한 블랙번 박사는, 텔로미어의 단축은 인간이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며, 그것은 삶에 대응하는 태도와 마음자세에 따른 것이라고 결론 내린다.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의 한 연구에서는 장기간 치매 가족을 돌봐온 사람들 중에 규칙적으로 명상을 지속한 사람들의 텔로미어 유지 능력이 증가한 사실을 발견했다.

 

   
명상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텔로미어를 보충하는 효소인 텔로머라아제를 자극하여 텔로미어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


21세기로 들어서면서 명상은 현대인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최고의 방법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많은 문헌들에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동시에 텔로미어를 길게 만드는 건강한 생활양식으로써 명상을 꼽고 있다. 심지어 몸과 마음의 생기를 되찾아 텔로미어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명상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역설하는 이도 있다.

명상 훈련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텔로미어를 보충하는 효소인 텔로머라아제를 자극하고 더나아가 텔로미어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실증적 근거는 여러 자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의 경험적 연구들은 명상과 긴 텔로미어, 그리고 텔로머라제의 증가 사이의 긍정적 연관성을 보여줌으로써 명상이 건강과 장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필자는 마음수련 명상을 10여 년 이상 꾸준히 해오고 있는데,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허약한 체질이었으나 지금은 많은 업무량도 소화할 만큼 건강해졌다. 텔로미어에 대한 지식 없이 시작한 명상이지만, 인생에서 매우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은 결국 신비의 명약 불로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천에 달려있다. 텔로미어를 단축시키는 스트레스 요인을 피하고 텔로미어 손실을 예방하고 오히려 길어지게 하는 요인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면 된다. 블랙번의 말처럼, 노화의 바로미터인 텔로미어는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며 그 열쇠는 각자가 가지고 있다.

 

유양경 : 군산대 간호학과 교수. 노인간호학 전공.

 

 

유양경 webmaster@ihumancom.net

<저작권자 © 전인교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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